얼마 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바로 사람 대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동안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사람의 몸 속에서도 발견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자연뿐만 아니라 전 인류를 위협하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과연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걸까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플라스틱의 역습, 우리의 업보일까?
가볍고 단단한 데다 가공이 쉬워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히던 플라스틱. 편리함을 앞세워 무분별하게 사용되어 왔던 플라스틱은 이제 인류의 골칫거리가 되었습니다. 쉽게 분해되지 않는 특성으로 인해 플라스틱 쓰레기가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대한민국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연간 약 132.7kg에 달합니다. 소비하는 것이 많으니 버려지는 것도 당연히 많을 텐데요.
195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83억 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되었는데, 이 중 75%인 약 63억 톤이 쓰레기의 형태로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썩지 않은 채 바다를 떠돌고 있습니다.
심지어 태평양에서는 거대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만든, 일명 ‘플라스틱 아일랜드’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무려 한반도 면적의 약 7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이렇게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서도 특히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미세플라스틱(Micro Plastic)입니다.
5mm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을 칭하는 미세플라스틱. 얼마 전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미세플라스틱은 치약, 스크럽 제품 등의 화장품에서 일반적인 연마제로 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 작은 알갱이 자체가 미세플라스틱인 경우도 있지만, 기존의 플라스틱 제품이 버려지는 과정에서 부서지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미세플라스틱은 매우 가까이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오스트리아 환경청과 빈 의과대학 연구팀에서는 사람의 대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국내에서도 굴, 게 등의 해산물과 소금 등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수도권의 주 식수원인 한강에서도 1m³당 약 0~2.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하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여과되어 그 양은 많지 않지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인 한강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은 충분히 경계할 만한 일입니다. (*출처: 국립환경과학원의 ‘담수 내 미세플라스틱 분포 현황’ 보고서)
이렇게 곳곳에서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 우리의 몸에도 쌓여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보통 그 입자가 작을수록 인체에 쉽게 흡수되며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미세플라스틱이 마치 자석처럼 바닷속 유해 화학물질을 표면으로 끌어당겨 다시 해수나 해양생물 체내로 방출할 뿐만 아니라 제조 시 첨가되는 프탈레이트(Phthalate), 비스페놀A(BPA), 노니페놀(NP) 등 독성 화학물질이 해수 및 해양생물 체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우리의 노력들
플라스틱 쓰레기의 문제가 이토록 심각해지면서, 이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 또한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8월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된 플라스틱 일회용 품 규제 정책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제는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플라스틱 쓰레기 감축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① 페트병의 재탄생! LG하우시스의 친환경 리사이클 가구용 필름
대량으로 버려지는 플라스틱, 이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없을까요? 최근 LG하우시스가 개발한 가구용 필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리사이클(Recycle) 가구용 필름’을 출시한 것입니다.
가구용 필름은 가구 소재인 합판 표면에 붙여 다양한 디자인을 표현하는 표면 마감재인데요. 나무, 마블, 메탈에 이르는 여러 패턴과 유·무광 질감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주방 싱크대나 옷장, 책상 등 여러 가구에 적용되는 소재입니다.
사실 페트병을 재활용하여 가구용 필름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그러나 페트병의 불순물로 인한 제품의 색상과 품질의 편차, 합판과 가구용 필름 사이가 벌어지는 박리 현상 등의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해외에서도 페트병 재활용 원료를 사용해 가구용 필름을 개발한 기업은 지금까지 일본 업체 한 곳뿐이었을 정도입니다.
LG하우시스는 이러한 박리 문제와 색상 및 품질 편차 문제를 제품 구조를 최적화하는 독자 기술을 통해 해결했습니다. 페트병 재활용 원료를 사용한 가구용 필름의 국내 최초 양산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죠. 이 기술은 현재 특허 출원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느 정도의 페트병이 이 가구용 필름을 통해 재활용되는 걸까요? LG 하우시스의 ‘리사이클 가구용 필름’을 전용면적 84㎡(구 34평형) 아파트 한 세대의 주방가구(싱크대)에 적용할 경우 약 70개의 페트병(500ml 기준)을 재활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LG하우시스에서 생산되는 가구용 필름의 연간 생산량을 고려하면, 1년에 약 1,500만 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② 재활용이 제일 쉬웠어요! LG생활건강의 ‘그린패키징 가이드’
분리수거가 생활화되면서 플라스틱 제품들은 따로 모아져 배출되고 있는데요. 사실 이중에서는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는 플라스틱도 많습니다. 왜일까요?
일반적으로 흔히 접하는 페트병 중 색이 들어가 있거나, 라벨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유색 페트병은 재활용 품질을 떨어뜨려 상대적으로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또한 페트병에 붙어 있는 제품 라벨의 경우도 수작업으로 일일이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을 낮추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러한 가운데 LG생활건강은 환경을 고려한 포장재를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2016년 9월부터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개발하여 실행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하게 큰 용기의 부피를 줄이고, 투명 페트용기를 사용해 재활용률을 높이고 있으며 제품에 라벨을 붙일 때 물에서 분리가 쉬운 수분리성 라벨과 물로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접착제를 사용해 재활용 공정을 더욱 쉽게 만들고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자연주의 대표 브랜드 오가니스트에서는 원료부터 포장까지 자연을 생각한 헤어·바디케어를 출시하고, 일상생활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THINK GREEN’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이 제품들은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해 100%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로 만들어졌습니다. 무색 투명 용기를 사용하고, 겉면 비닐포장재는 쉽게 뜯어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인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자연이 대가를 치르지 않도록 기획된 ‘환경을 위한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③ 생활 속 실천이 중요해요! LG CNS의 일회용 컵 줄이기 캠페인
제품 개발로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하는 사례도 있지만, 업무환경에서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캠페인을 시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지난 4월 서울 마곡지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가 들어서고 R&D 인력 1만 7000명이 이곳에 입주했는데요. 이에 따라 직장인의 영원한 친구인 커피 소비도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일회용 컵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이에 LG CNS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일회용 컵 줄이기 캠페인에 나섰습니다. 텀블러 700개를 제작해 임직원과 외부 고객에게 배포를 시작한 것입니다.
LG CNS가 텀블러 배포를 시작으로 환경캠페인을 실시하자 사내 커피전문점 ‘행복마루’는 전략브랜드 텀블러를 지참하면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주는 쿠폰 4,000장을 제공하며 캠페인에 동참했습니다.
임직원들의 큰 호응에 힘입어 1,200개의 텀블러가 추가로 제작될 예정입니다. 이 캠페인은 LG사이언스파크뿐만 아니라 마곡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LG사이언스파크 내에서부터 일회용품 줄이기에 앞장서자 마곡 지역 커피전문점도 LG CNS의 환경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인류와 자연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쓰레기.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인류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습니다.
덜 쓰고, 덜 버리고 더 재활용하여 우리 생활에서부터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한다면 신음하는 지구가 조금이나마 나아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