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가 주연한 「우주전쟁」을 보면, 외계인의 지구 침공은 하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땅 속 깊이 숨어 있던 ‘커다랗고 다리 셋 달린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어느날 땅을 찢고 나타나… 무방비의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베가 바보가 아닌 이상, 단결되고 대비가 철저한 한국을 공격할 리는 없다. 일본의 극우 침략세력은 오랜 세월 친일세력을 한국땅 깊숙이 은닉해 왔다. 한국의 경제를 그들의 경제에 예속시켜 왔다.
경제 뿐인가. 경제는 차라리 겉으로 드러나서 그나마 낫다. 문화도, 예술도, 학문도 일본의 그늘에 있다. 독어, 불어 원서 번역이 아니라 일본어 번역본을 중역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던 형편은 지금 조금이라도 나아졌는가.
한국인들의 의식세계도 알게 모르게 왜색에 물들여져 있다. 내게는 아직도 내 어렸을 적 어느 날 어머니가 ‘남묘호랭게교’ 어쩌고 하는 주문을 외우던 기억이 생생하다. (곧 천주교로 개종해 소천하실 때까지 천주교 신자이셨다) 지상파 방송국 PD 친구로부터 “일본 프로그램을 베끼지 않으면 우리 방송국이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증언을 듣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 안에 심어놓은 괴물들이 아베의 공격 명령에 따라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고 우리 스스로를 공격할 조짐이다. 정치권이라고 일본의 자장에서 벗어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오히려 가장 친일적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태생이 그렇기 때문이다.
이들이 동원하는 주무기는 ‘문재인정권 책임론’ ‘경제 우선론’, 급기야 식민지 시절 변절자들이 외쳤던 ‘민족자강론’이다. 도전에 응전하고 고난을 극복하면서 강해지는 것이지 어찌 굴복과 타협으로 강해질 수 있다는 말인가.
더 문제는 이들의 논리에 부화뇌동하는 진보 지식인, 진보 언론인들이다. 신념과 정의를 위해 목숨도 바칠 것처럼 위세하던 자들이 막강한 힘 앞에서 궤변을 내세우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는 모습.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게다가 분노하는 자들, 저항하려는 자들을 ‘물정 모르는 무지한 자들’, ‘진영 논리에 갇힌 답답한 자들’로 몰며 냉소하는 모습. 이 역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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